16 텔아비브 (2)

2020. 7. 31. 00:19이스라엘 성지순례

욥바는 신약성경에 두 번 나옵니다.

베드로가 다비다를 살린 곳이며, 베드로가 환상을 이방인 고넬료 장군에게 복음을 전한 곳입니다.

그 베드로의 사건들을 기념하여 만든 교회가 St, Peter’s Church입니다. 

St. Peter’s Church는 참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강단 앞 쪽의 십자가상과 장식이 특히 멋집니다. 

양 벽면에 성화가 그려져 있는데, 그 중에는 베드로가 다비다를 살리는 장면을 그린 그림과 고넬료를 위한 환상을 보는 그림도 있습니다. 

 

성당 안에 잠시 앉아서 말씀을 더듬어 봅니다.

하나님은 베드로에게 그동안 먹지 못하는 것으로 지켜왔던 것들을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이방인 고넬료에게도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이셨죠. 

 

베드로에게 명했던 하나님의 목소리는 오늘 어떻게 들려오는 것일까 생각해봅니다.  

- 교회에서 사역자와 성도들이 오랫동안 존중하고 지켜왔던 것들. 

- 예배와 기도, 전도, 커뮤니티... 

- 세대와 문화가 급변하는 이 시기에, 존중하고 지켜왔던 것만을 고집하지 않고, 이 세대와 이 문화에 맞는 방법으로 다가가고, 그렇게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닐까요. 

- 그러나 그들이 교회와 신앙을 세상 문화의 한 선택지 정도로만 생각하게 되면 안될텐데요.  

참 어려운 일입니다. 

 

***

교회에서 나와 오른쪽 벽을 따라가면 항구로 내려가는 좁은 골목이 나옵니다.

가파른 내리막의 이 골목으로 내려가자마자 “무두장이 시몬의 집(House of Simon the Tanner)”이 있습니다. 

문이 잠겨있어 들어갈 수는 없지만, 표지판까지 버젓이 걸려있습니다. 

 

베드로가 욥바에서 머물때 이 집에서 지냈는데, 지붕에서 기도하던 중에 환상을 보았다고 합니다. 

집안을 기웃거리면서, 베드로가 이 집 옥상을 오르내리는 광경을 상상해봅니다. 

 

배신 때렸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내 양을 먹이라는 주님의 말씀으로 위로받으며 삶을 전환했던 베드로.

그 베드로를 생각할 때마다 피할 수 없는 마음이 있습니다. 

- 나도 수없이 주님을 배신했습니다. 

- 회의를 품기도 하고, 정반대로 가기도 했습니다. 

- 사역을 내려놓을까 하는 생각도 수시로 합니다. 

- 내가 감당하기 너무 어렵다는 느낌이 종종 들기 때문입니다. 

- 내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결과가 잘 안보입니다. 

- 밤새 그물을 내렸지만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제자들처럼 느껴집니다. 

    

그래도 주님은 날 붙잡아 앉혀주시는 분입니다. 

밤새 고기를 한 마리도 못잡고 속상해하는 나를 불러, 구운 고기와 빵을 나누어 주십니다.  

주님을 사랑합니다 라는 말조차 꺼낼 자격이 없는데,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시는 것같습니다.  

이 말씀을 어찌 듣지 않을 수 있을까요. 

 

요나의 삶의 방향을 전환시킨 곳, 베드로의 전도 방향을 전환시킨 곳,

이 이상한 전환의 도시, 욥바 한구석에 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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