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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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자흐스탄행 비행기
1999. 7. 28. 아침 9시부터 공항에 모여 부산을 떨다가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에 도착한 것은 출발시각 30분 전인 11시 경이었다. 11시 20분쯤 되니 출발이 다소 늦어진다고 한다. 공항 바닥에 주저 앉아 잡담을 하다가 결국 비행기에 탑승한 것은 12시 30분이 다 되어서였다. 이 비행기도 역시 중국 영공 통과 허가를 받지 못해 러시아 상공으로 우회해야 하기 때문에, 목적지인 알마아타에 도착하기까지는 약 10시간 정도 걸린단다. 팀장님의 과거 경험으로는 승객들이 보통 게이트 통과후 앞다투어 뛰어 가서 좋은 자리를 먼저 차지한다고 했지만, 승객의 반 이상이 한국인이어서인지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기내에 들어서니 비릿한 땀냄새가 훅 끼쳐온다. 짐을 올려놓는 선반에는 고속버스처럼 아무 덮개가..
2023.03.15 -
(1) 1999년, 단기선교여행을 떠나기 전에
1999년 새해가 시작되면서, 기도하는 가운데 세운 연간계획 중에는 약간 색다른 것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것은 "올해 여름에는 쉬거나 즐기기 위한 목적으로 휴가를 사용하지 말 것"이었다. 나중에 뭔가 적절한 계획이 생길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왠지 주님께서 준비하신 특별한 뭔가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조금 있었기 때문이다. 몇달 후, 교회에서 단기선교 스케쥴이 발표되었을 때, 나는 "이게 바로 나를 위해 준비하신 과제구나"라는 걸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 시기를 즈음하여, 매스컴에 보도된 북한 어린이들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 유난히 가슴 아팠다. 압록강변 중국 시장 바닥에서 땅에 떨어진 국수가락을 집어먹는 일명 "꽃제비" 어린이들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며칠 동안 눈물지으며 지냈다. 그..
2023.03.15 -
14 베들레헴 - 예수탄생교회
막벨라 동굴을 모두 둘러 보았으니, 이제 헤브론을 떠나 베들레헴으로 갑니다. 베들레헴은 성지여행자로서 빠뜨릴 수 없는 곳입니다. 예수님이 탄생한 곳일 뿐 아니라, 다윗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라헬의 무덤이 있는 곳이고, 나오미와 룻이 돌아온 곳입니다. 가보고 싶은 곳이 몇군데 더 있지만, 헤브론이나 베들레헴 모두 웨스트뱅크지역이라 교통편이 마땅치 않습니다. 사전에 조사한 바에 의하면, 헤브론 내 팔레스타인 지역에 있는 중앙 버스 스테이션으로 가서, servees taxi를 타면 된답니다. 지도상 거리가 제법 되기는 하지만, 경험삼아 걸어가보기로 했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듯 고요한 동네길을 20여분을 걸어서야 비로소 팔레스타인으로 통하는 철문이 나왔습니다. 철창만 있고 검문은 따로 하지 않습니다. 팔레스..
2021.04.09 -
16 텔아비브 (2)
욥바는 신약성경에 두 번 나옵니다. 베드로가 다비다를 살린 곳이며, 베드로가 환상을 본 후 이방인 고넬료 장군에게 복음을 전한 곳입니다. 그 베드로의 사건들을 기념하여 만든 교회가 St, Peter’s Church입니다. St. Peter’s Church는 참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입구로 들어가면 강단 앞 쪽의 십자가상과 장식이 특히 멋집니다. 양 벽면에 성화가 그려져 있는데, 그 중에는 베드로가 다비다를 살리는 장면을 그린 그림과 고넬료를 위한 환상을 보는 그림도 있습니다. 성당 안에 잠시 앉아서 말씀을 더듬어 봅니다. 하나님은 베드로에게 그동안 먹지 못하는 것으로 지켜왔던 것들을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이방인 고넬료에게도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이셨죠. 베드로에게 명했던 하나님의 목소리는 오늘 어떻게 들..
2020.07.31 -
15 텔아비브 (1)
텔아비브에 도착했습니다. 텔아비브는 이스라엘의 수도지만, 새로 만들어진 현대적 도시일 뿐 성경적 의미는 찾기 어렵습니다. 텔아비브의 정식 명칭도 "텔아비브 욥바 (Tel Aviv - Yafo)" 입니다. 여기서 가볼만한 곳은 아무래도 욥바일 수밖에 없습니다. 욥바는 정말 역사가 오래된 도시이며, 지금도 참 예쁜 곳입니다. 호텔에 짐을 풀자마자, 해지기 전에 우선 서둘러 욥바에 갑니다. 욥바, Jaffa. “아름답다”는 의미의 히브리어 yafat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도시명이라고 합니다. (예루살렘 성의 욥바 게이트(Jaffa Gate)는 바로 이 욥바로 가는 방향에 있는 문이라서 그렇게 이름붙여졌다는군요) 욥바로 가는 버스는 중간중간 지중해변길을 끼고 돕니다. 지중해의 파도가 엄청나게 심합니다. 그 파도를..
2020.07.31 -
13 막벨라 동굴
오늘은 헤브론으로 갑니다. 막벨라 동굴이 있는 곳이죠. 헤브론은 West Bank 지역 내에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정도밖에 안되는 거리라서, 버스를 타고 갔다오기로 합니다. 예루살렘 중앙버스터미널까지 가는 것은 그래도 쉬웠습니다. 트램만 타면 바로 터미널 앞에 내립니다. 터미널 건물의 3층에 가면, 381번 버스를 타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6번 플랫폼에서 381 이라는 숫자를 찾으면 오케이. 이 버스는 이스라엘 버스라서, 중간에 정차하지 않은채 곧장 헤브론 유태인 지역으로 갑니다. 창문은 물론 철창으로 보호되어 있습니다. 헤브론은 생각보다 큰 도시였습니다. 대부분 아랍지역처럼 보이는 남루한 거리를 지나, 유태인 주거지로 보이는 깨끗한 집들이 있는 도로에 들어섭니다. 버스는 유..
2020.05.23